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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17 모델 포지셔닝에 승리, 엑셀 - 5

거기에 쏘나타를 닮은 중후한 맛의 디자인과, 

당시에는 국내 자동차 제조사 중에서는 최고수준의 조립품질을 자랑하던 현대자동차의 

나름 치밀한 실내마감 등으로 인해 소형차 임에도 그리 궁색해 보이지 않는 

그런 차가 나타난 것이다. 

현대차 모델 포지셔닝의 승리이다.


엑셀은 등장과 동시에 거의 매 달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다. 

한 두 번 프라이드에게 자리를 내주었었고, 

엘란트라에게 한 번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1992~3년을 기점으로 점점 소비자들이 준중형, 중형차량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엘란트라와 쏘나타에게 베스트셀러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현대 엑셀 밀리언셀러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럼에도 1994년까지 수출 포함 144만여대를 판매하여 밀리언셀러를 달성했고, 

포니엑셀까지 단일 모델로 묶었을때는 250만여대를 판매하여 

현대자동차의 양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해외에서는 과거 평판이랄 게 있지도 않았을 때부터 엑셀이 투입되기 시작했다. 

미국시장에서는 포니라는 이름 대신에 엑셀이란 이름이 먼저 사용되었다.

유럽시장과 캐나다에는 계속해서 포니라는 이름으로 수출되었다.

영국, 독일 등 경제 대국에 최초로 수출된 현대 차량이기도 하다. 


평판이랄게 없는 이유는 이미 현대가 미국에서 딸리는 품질을 만회하기 위해 

물량공세를 펼쳤기 때문이다. 

당시 선대 모델인 포니 엑셀의 주요 광고 카피는 '@@@달러에 차를 사세요'였다. 

너무나 싼 가격에 겨우 달릴 수 있는 차를 판매한 것이다. 

하지만 차를 팔 줄만 알았지 서비스 센터나 부품 수급은 엉망이었다. 

결국 '몇 번 타다 버리는 현대', '걍 싼차'라는 이미지를 굳건히 구축하고야 만다. 

현대 엑셀 해외 수출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품질이 좋아진 모델이 들어가봤자 개선된 서비스 정책이 없으면 

내리막길이었던 것이다. 

결국 엑셀은 선대 모델의 이미지를 뒤집어쓰고 계속 싸고 싼 차로 악명(?)을 떨친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한국 사람들보다는 외국인들이 주로 차량 관리를 잘하는 편인지라, 

구글 검색을 하면 여전히 쌩쌩하게 엑셀을 운용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문화적 차이라기 보다는 자동차 문화 성숙도의 차이라 보면 된다.


재밌는 사실은 현대에서 북미 일부 시장에 현대 엑셀이라는 이름 대신 

미쓰비시의 이름을 빌려 차를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정확한 명칭은 미쓰비씨 프레시스(Mitsubishi Precis). 

당시 해외 진출에 있어서 걸음마 수준이었던 현대의 서비스망과 판매망, 

그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해 현대와 기술적 지배제휴관계에 있었던 미쓰비시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포니엑셀부터 베르나까지, 1986년부터 이런 판매방식이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커뮤니티 Edmunds.com에서 가장 못생긴 차 100위 중 83위에 올랐다. 

오른 다른 국산차로는 오피러스, 티뷰론 터뷸런스가 있다.


해외에서 그리 좋은 이미지는 아니였지만

그대로 현대자동차라는 이름을 최초로 알리기 시작했던 차로 기억이 된다.

Posted by 그대옆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