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고집스럽게 전통에 집착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없진 않다. 
100여년의 노하우를 로우 테크의 바이크만 만드는데 낭비한다는 시각인데, 
실제로 할리 바이크들은 대개 동급 배기량의 타사 바이크들에 비해 무겁고 속도가 느리며 
선회도 굼뜬데다가 연비도 나쁜 편이다. 
이는 할리의 빅트윈 엔진이 높은 회전수대에서 고마력을 내는 것보다는 
낮은 회전수에서 큰 토크를 내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알루미늄 합금 등을 적극 활용하는 BMW나 스즈키 등에 비해 
할리 바이크는 거의 전부 강철로 만들어져 무겁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문에 공차 중량이 300킬로그램이 넘는 차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세단과 스포츠카를 비교하는 것과도 같다. 
지오메트리만 봐도 알 수 있지만 할리 바이크들은 대부분 시속 120마일 미만으로 
여유롭게 달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따라서 바이크의 설계목적 자체가 다르므로 단순히 비교하는데 무리가 있다.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은 나름의 사정이 있는데, 
바로 '뷰엘'이라는 브랜드의 폐기. 
할리는 원래 뷰엘과 2브랜드 체제로 스포츠 컨셉은 뷰엘이, 
클래식 컨셉은 할리가 맡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9년 뷰엘 브랜드를 폐지하며 할리 데이비슨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되돌아갔고, 
이후로는 신형 바이크 기술이 들어간 할리 모터사이클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전통주의적 할리 모델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외려 뷰엘 컨셉의 모델이 
할리 라인업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했고, 
이런 이유로 일부 혁신적인 브이로드 계열 바이크를 제외하면 
디자인의 전통적 모토를 고수하는 정책으로 향하게 되었다.


오랜 역사와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지만 2010년대부터 지속적인 판매량 감소를 겪고 있다. 
마초문화의 쇠퇴와 주요 소비자층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 
전기 바이크의 약진 등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를 의식해서 할리도 전기 바이크를 출시했지만 곧 결함으로 생산이 중단되었다. 
부진이 계속된 결과 2019년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가 2020년까지 전체 인력의 10%를 감축할 예정이다.

Posted by 그대옆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