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이 모델을 계기로 그랜저는 다이너스티 및 에쿠스와의 판매간섭을 최소화하며
'성공한 한국 중장년 세대의 상징'으로 순조로운 re-positioning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그랜저 XG가 EF 쏘나타와 플랫폼을 같이한 이래로,
NF 쏘나타와 YF 쏘나타 역시 그랜저와 각 플랫폼(NF는 TG, YF는 HG)을 공유하였다.
오늘날 현대자동차의 기본적인 승용차 포지션을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모델.
현재는 연식은 오래됐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더불어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
중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2015년 말 기준 100-400만 원 정도면 구매 가능하다)
막 타고 굴려 적당히 이미지가 많이 추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받는 차.
이 차량이 나온 지 10주년이 되는 2008년 이후로 드라마 교통사고 씬 찍을 때 단골 차량이기도 하며
90년대 당시 오너드리븐 고급차였던 만큼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있는 드라마에선
재벌의 자녀들이나 돈 많은 집 자녀들이 이용하는 차로 자주 나온다.
초기형의 경우 V6 2.5L 델타 엔진과 V6 3.0L 시그마 엔진을 얹은 고급형 세단 라인업으로
최초 출시되었다.
이후 1999년 10월 V6 2.0L 델타 엔진이 탑재된 보급형 모델이,
2001년 7월에는 택시, 장애인, 렌트카 용도로 V6 2.7L 델타 엔진이 탑재된 LPG 모델이
추가로 출시되었다.
그랜저 중 유일하게 전 모델에 4기통 엔진이 없고 V6 엔진들로만 라인업이 구성되었다.
그래서 5세대 그랜저는 3.0L부터 6기통 엔진이 쓰이지만 XG는 2.0L 모델조차도 6기통이다.
같은 세대의 중형차인 EF쏘나타 / 옵티마가 4기통 시리우스 엔진을 썼던 점을 생각하면
나름 준대형차의 프리미엄을 유지시킨 셈이다.
미쓰비시와의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개발해서 내놓은 첫 준대형차다.
고려청자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차체에 당시 국내에서 스포츠카 외에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프레임리스 도어를 채용하였다.
준대형 모델의 포지셔닝이라 할 수 있는 오너 드라이빙 카로서
고급스러움 외에 스포티한 느낌도 함께 살리는 적절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다만 초기모델 한정으로 이 프레임리스 도어의 방수성 및 내구성이 문제가 되어
이후 페이스리프트 모델에서 보완되었다.
출시 당시에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히 호평을 이룬 덕분에,
싼타모의 후속으로 기획되었던 신차 모델을 그랜저 XG 및 EF 쏘나타의 플랫폼으로 설계하여 XG라는 브랜드 네이밍을 덧씌워 현대 트라제 XG로 출시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1세대 싼타페도 같은 플랫폼이다)
하지만 마르샤와 통합 후속으로 내놓는 바람에 저가형 모델이 나왔고
상대적으로 저가형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한때는 국내 최고급차라고 자부하던
그랜저의 네임밸류를 떨어뜨렸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랜저 XG 이후로 현대는 V6 2.0L 엔진을 더 이상 쓰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V6 2.0L 엔진이 들어간 마지막 현대차이다.
여담이지만 2.0L과 2.5L에서 고를 수 있었던 수동변속기도 이 모델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탈것들에 대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XG 후기형에 대한 불만, 그랜저 - 8 (0) | 2016.11.03 |
---|---|
국산 대형차 최초 유럽 중동 수출, 그랜저 - 7 (0) | 2016.11.02 |
3세대 XG, 그랜저 - 5 (0) | 2016.11.01 |
2세대, 뉴그랜저, 그랜저 - 4 (0) | 2016.10.28 |
고급 세그먼트 명성을 회복, 그랜저 - 3 (0) | 2016.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