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 자동 변속기와 5단 수동변속기, 
북미와 일본 내수용 레전드에는 6단 수동변속기가 있다고 한다.
특히 4단 자동변속기는 3단까지는 짧은 기어비를 자랑하기 때문에 엄청난 가속력을 보인다. 
실제로 D3 레인지 상태나, 
풀 악셀시 4단에서 3단으로 킥다운시 순식간에 노즈가 붕 뜨면서 폭발적인 가속력을 얻는다. 
하지만 4단이 극단적으로 롱기어인지라 4단에 돌입하는 순간 폭발적인 가속력은 바로 사라져버린다.


일본 내수에서 여러 준대형차들과 시험해본 결과, 
동급인 미쓰비시 디아망떼나 BMW 525i보다 뛰어난 운동성능을 자랑했지만, 
토요타 셀시오에게는 배기량의 차이로 성능면에서는 밀렸다. 
셀시오는 4ℓ가 넘는 고배기량. 
그래도 FF구동계의 차량이 FR과 동급으로 움직이는 것만 해도 엄청난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단 렉서스 LS400은 원래부터 승차감에 극단적으로 치중해 있던 자동차라 
레전드 뿐만 아니라 북미에서는 FF에 승차감에만 치중한 물침대같은 대형세단인 
캐딜락 드빌에 비해서도 운동성능이 나쁜 평가를 받았다. 
즉 LS400이 도가 지나치게 운동성능이 떨어지는것.


이러한 뛰어난 움직임으로 국내에선 심심치 않게 드래그 외에도 
고갯길에서도 자주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태생이 대형차인만큼 차량 중량이 조금은 무거운데다 
휠베이스도 긴 편이기도 하고, 
서스펜션도 본격적으로 달리는 자동차에 비하면 다소 소프트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차급을 무시할 정도의 민첩한 회두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급 코너같은 부분에선 오히려 투스카니나 티뷰론같은 준중형 차량들에게 
당연히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대형 세단으로 이 정도의 균형감을 가진 자동차를 만나는 것은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어려운 편.


괜찮은 차를 단순히 소비자들이 몰라봐서 망했다며 탄식하는 대우빠들이 있는데, 
시대를 뛰어넘은 차는 맞지만 가격까지 시대를 뛰어넘었다. 
1994년 출시 당시 4,230만 원이었다. 
중형차인 대우 프린스의 하위 트림 가격이 965만 원, 
풀 옵션 가격이 약 1,500만 원(1994년에는 ACE 트림이 1,290만 원 + 자동변속기 105만 원 + 
ABS 110만 원 + CDP 30만 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시로서는 굉장히 비싼 차이다. 
2020년 시점에서도 4,230만 원짜리 차면 고가의 차량이며, 
2020년 9월 시점에서 현대 쏘나타가 최고 3,702만 원(1.6 터보 인스퍼레이션 풀 옵션), 
현대 그랜저가 최고 4,663만 원(3.3 캘리그라피 풀 옵션), 
K7은 최고 4,413만 원(3.0 시그니쳐 풀 옵션)이다. 
스팅어 3.3 터보 모델, G70의 가격과 겹치는 수준이다. 
수입차로 넘어가면, 2019년 기준 BMW 3시리즈, 아우디 A4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D 세그먼트 모델도 4천만 원 대에서 시작한다. 
1994년 당시의 4,500 만 원은 2018년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약 8,341만 원에 해당된다. 
현재의 차로 치면 제네시스 G90 3.8 모델의 프리미엄 트림, 
벤츠 E300의 상위트림 급이다. 
때문에 현대 그랜저와 기아 포텐샤에게 한 방 먹었고, 
1997년 10월에는 쌍용 체어맨까지 나타나서 아카디아를 박살냈다. 

Posted by 그대옆에

차체의 높은 아연강판 사용 비율은 물론이고, 
97년식 까지는 캐비티 왁스의 적용범위 역시 하체는 물론이고 
차량 루프 배수로의 상단부부터 발라주는 등의 방청 대책으로 부식 문제도 거의 없는데다가 
주행 성능도 1997년 쌍용 체어맨의 등장 이전까지는 
다른 국산 대형 승용차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물론 아카디아도 부식이 취약한 곳이 있다. 
바로 후측 펜더 부분 
관리가 안 된 아카디아들이 주로 여기가 잘 삭는다. 
그래도 녹이 부푸는 정도지, 구멍은 안 난다. 
벗겨지거나 단면이 노출된 적이 없는 제칠된 판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는것은 
이미 반대편인 내판면에서 부터 진행되어 외판까지 번진 것이며, 
이 경우 환원은 불가능하다. 
즉 현대차에서 나타나는 관통 부식과 상통하는 부분이며, 
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관리라는 면에서 환경이 좋은 주차 구역과 주행 환경이 있다면 
이 당시의 현대차, 특히 그랜저 이상급의 자동차는 역시 겉으로 보기에 
아카디아와 비교될 정도로 큰 부식은 나타나지 않는다.


제원상으로나 실제로나 덩치가 경쟁차종 대비 그렇게 작은 차는 아니다. 
아카디아의 전장 *전폭* 전고가 4,950mm *1,810mm* 1,405mm인데, 
당시 경쟁 상대였던 현대 그랜저 2세대는 4,980mm *1,810mm* 1,445mm, 
기아 포텐샤는 4,925mm *1,745mm* 1,430mm였다.
휠베이스는 2세대 그랜져의 2,745mm, 포텐샤의 2,710mm보다 훨씬 긴 2,910mm.


차량의 메커니즘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가 물리의 지배를 완전히 벗어나는 절대 불가능하다. 
아카디아의 높은 운동성능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공차중량에 있는데, 
1.8톤에 육박하는 경쟁차종들과는 달리, 
한급아래 중형차와 비견될 정도의 가벼운 1500kg대 초반의 무게가 
아카디아의 운동성능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열쇠인 셈. 
게다가 프론트 미드십 구조에, 
경쟁차종중에 가장 전고도 낮은데다 NSX와 엔진블럭을 공용하는데다가 
SOHC의 장점인 컴팩트한 실린더 헤드 크기와 무게까지, 
즉 전반적으로 동급에서 가장 저중심 설계가 되어있으므로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아카디아는 운동성능이 나쁠래야 나쁠수가 없는 구조를 갖춘 셈.

Posted by 그대옆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