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톤을 넘기는 엄청난 무게에도 초고출력 엔진과 사륜구동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중후반 가속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허나 그걸로 끝인데,
무게가 어마어마하게 무겁다보니 엄청난 언더스티어로 유명하다.
당장 뉘르부르크링에서 혼다 시빅 타입 R과 랩타임이 고작 3초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출력이 거의 700마력씩이나 차이 나고,
사륜구동에다가 자동변속기를 탑재했음에도 고작 3초차이인 점은
베이론의 처참한 코너링을 잘 대변해준다.
심지어 노르트슐라이페에는 2 km가 넘어가는 오르막 초장거리 직선 주로가 넓게 뻗어 있음에도
그 정도다.
코너링 성능은 시빅이 한참 우위라는 이야기.
후속 모델에서도 이 전통(?)은 계승되어 부가티=무거운 차중=참혹한 코너링이라는 공식을 완성하였다.
20세기 초의 오리지널 부가티는 모터스포츠에서 전설적인 업적을 쌓았던 점을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 하다.
이 때문에 600마력 대 자연흡기 엔진으로 400 km/h에 거의 도달할 뻔했던
맥라렌 F1의 설계자인 고든 머레이는 이러한 베이론의 특성을 까기도 했다.
부품 하나 하나가 오로지 이 차만을 위해 생산된 규격 외 부품이라 부품값도 엄청나며,
고장났을 경우 일반 센터에 맡길 수도 없다.
엔진오일까지 오너가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없다.
부가티에서 엔진오일을 주문할수는 있지만
그보다는 부가티 엔지니어에게 엔진오일 주입을 맡기는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엔진오일 교체 가격은 약 20,000 달러(한화 약 2,500만원)이다.
차체의 모든 부품이 특제품이다 보니, 생산 단가도 높다.
탑기어에서 밝힌 바로는 생산 단가가 약 500만 파운드(한화 약 80억 원)이상에 달한다.
거기에 공장 운영비까지 더하다 보니 부가티는 현재 천문학적인 적자를 보고 있다.
그러나 판매가 부진한 모델을 적극적으로 쳐내는 폭스바겐 그룹의 자회사이면서
이런 정신나간 손해를 겪고 있으면서도 부가티가 계속 남아있는 이유는,
부가티 브랜드 인수에 관여한 페르디난트 피에히 폭스바겐 이사회 의장이
부가티를 계속 키울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부가티 브랜드가 폭스바겐 그룹의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남겨두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와 같은 예로 렉서스가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며 LFA를 꿋꿋이 생산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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