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소개할 차는 현대 자동차의 SUV의 시초 갤로퍼이다.
현대정공과 현대자동차에서 1991년 10월부터 2004년 1월까지 생산했던
프레임 타입 4WD SUV 자동차이다.
쌍용의 초기 코란도와 더불어,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오프로드의 명장이다.
갤로퍼의 어원인 갤럽(gallop)은 말 따위의 동물이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을 뜻하는 동사이다.
제5공화국 시절에 내려졌던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가 1987년에 해제되면서
당시 항공기, 철도차량, 공작기계 등 기계산업 분야 주력하던 현대정공에서
기계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자동차 제작 사업에도 진출을 시작 하여
종합 기계 메이커로 거듭나기 시작한다.
당시는 1988 서울 올림픽의 영향으로 3저 호황을 누리며 국민 삶의 질도 향상되어
레저 붐이 일어나던 시기로,
4WD SUV 차량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어
4WD 모델을 중심으로 제작하는 사업을 계획했는데,
당시에 마침 같은 계열사인 현대자동차가 4WD 모델 제작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 없어
계열사 간의 사업 영역 충돌도 없던 덕에,
정주영 회장이 현대정공의 4륜구동 사업 진출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근데 현대자동차 한 곳에 자동차 제작 사업을 집중하는게 절차상으로도 훨씬 간단하고
그룹 차원에서도 효율성이 더 좋을텐데,
정주형 회장이 굳이 현대정공에 자동차 제작 사업 일부를 별도로 신규 지원한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1980년대 중후반 당시에는 현대자동차가 지금의 정몽구 회장 체제가 아닌
정주영 회장의 동생이자 현대자동차의 초기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정세영 회장 체제가 굳건하던 시기였고,
정몽구와 정세영 일가와의 현대자동차 후계구도에 대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기이기도 하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자 당시 그룹 총수였던 정주영 회장 입장에서 본다면
사실상 장남인 정몽구의 그룹 주요 사업의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동안 고생해서 현대자동차의 창립과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한 친동생 정세영을
의리없이 단칼에 내칠 수도 없는 노릇이니,
현대자동차와 비슷한 계통으로 항공, 철도차량, 공작기계, 자동차 부품등의 사업분야를 가진
기계산업 부문 종합 메이커였던 현대정공을 아들 정몽구에게 맡기고 있었고,
때마침 자동차 공업 합리화 조치가 해제된 덕분에 현대자동차가 아직 진출하지 않았던
4WD 및 SUV 자동차 제작사업을 일부러 현대정공 쪽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게 하여
친동생 정세영과의 직접적인 충돌이 없는 선에서 나름 현명하게
아들 정몽구에게 현대자동차 후계 구도의 기회를 준 것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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