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렇게 되면 엔진 및 미션이 너무 안쪽으로 들어가 정비 또는 점검시에 
정비사들을 빡돌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여하튼 뭔가 다 좋을 수 만은 없는 구조.


프론트 미드쉽은 그 어감에서 느껴지는 고성능 이미지와는 달리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아서 현재는 거의 퇴출되는 분위기다. 
자동차의 운동 성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접지력인데 
프론트 미드쉽은 가속할 때 전륜에 엔진의 무게가 충분히 실리지 않기 때문에 
가속 접지력에서 크게 손해를 본다. 
그런 이유로 전륜구동차의 대부분은 그 엔진을 전후 하중 배분의 불리함에도 
프론트 액슬 앞쪽에 위치시키고 있다. 
후륜 미드쉽이나 포르셰의 RR 구동 방식 역시 
구동축에 엔진 무게가 충분히 실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RR도 구동축과 엔진의 위치 관계가 프론트 미드쉽과 비슷하기에 혼동할 수 있는데 
RR의 경우 가속할 때 구동축 앞이 들리기에는 
그 전방에 엔진을 제외한 차체의 전부가 있어 거기에 실린 하중이 충분한 반면 
프론트 미드쉽은 구동축 앞에 범퍼와 헤드라이트, 그리고 라디에이터 정도 밖에 없다.

이러한 사후관리의 복잡함 때문에 지금도 전륜이면서 엔진을 세로배치한 차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크라이슬러에서는 300M과 이글 비전, 콩코드, LHS, 뉴요커가 있고,
아우디에선 콰트로 모델을 제외한 A8, A6, A4 등이 있으며 
아우디의 모회사인 폭스바겐의 페이톤 역시 4륜구동이 아닌 사양은 세로배치 전륜구동이다. 
의외로 승합차인 쌍용 이스타나도 세로배치 전륜구동이며, 
좀더 이전으로 거슬러 가면 캐딜락 엘도라도 6세대~8세대와 올즈모빌 토로나도, 
시트로엥 11CV 트락숑 아방, 사브 900S 등의 몇몇 굵직한 클래식카들도 세로배치 전륜구동이었다.


그러다보니 특징상 자동변속기를 한 번 더 꺾어 얹었는데, 
요즘 혼다도 그런 식으로는 차 못 만든다고 한다. 
돈도 돈인데다 변속기가 다단화되면서 크기도 무지하게 커졌고, 
게다가 세로배치 전륜구동의 관리 어려움 때문인지 4세대 이후부터 현행까지의 레전드는 
평범한 전륜구동 자동차처럼 엔진을 가로로 배치한다. 
물론 4세대부터는 AWD(4륜구동)으로 버프시키기는 했으나, 
아카디아를 포함한 이전 세대 레전드들에 비하면 
본연의 스포츠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이 적지 않다.

Posted by 그대옆에

엔진 배치면에서부터 보면 1990년대 혼다의 변태적 설계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보통 전륜구동 승용차는 큰 세단들로 설계할지라도 엔진을 가로로 장착하도록 설계하는데, 
2세대와 3세대 레전드는 세로배치 FF로 설계되어 있다. 
이를 세로배치 전륜구동 또는 전륜종치라고 한다.


일반적인 가로배치 엔진인 전륜구동 차량은 횡치식 FF, 
아카디아처럼 세로배치 엔진 전륜구동 차량은 종치식 FF라 불린다. 
물론 혼다는 2세대 레전드(아카디아)와 3세대 레전드 이후로는 종치식 전륜구동을 쓰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종치식 전륜구동을 적용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아우디와 스바루가 있는데, 
스바루는 전 차종에 적용하고 있고, 
아우디는 A4, A6, A8 중에서도 콰트로 팩을 제외한 일반형에게 많이 쓰고 있다. 


스바루의 경우 수평대향 엔진을 쓰기 때문에 횡치식을 쓰면 
한쪽 엔진헤드가 완전히 뒷쪽으로 가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직렬에 비해 길이가 짧아 세로로 두기에도 앞뒤공간은 충분한 편.

단, 아우디는 아카디아같이 자동변속기를 꺾는 방법을 안 쓰고 
그냥 CVT로 메워 버렸으며 잦은 고장으로 CVT를 포기한 현재는 
DCT로 변경하여 계속 전륜종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아우디는 전륜 앞에 엔진을 세로로 장착하는 독특한 레이아웃을 사용하지만 
아카디아는 전륜 바로 뒤, 
즉 프론트 미드쉽이라는 점이 또다른 특색이다. 
즉, 아카디아는 전륜종치이긴 하되 일반적 전륜종치 방식과는 살짝 다른 방식이었다.

엔진을 가로로 넣건 세로로 넣건 무슨 상관이야? 할 수도 있지만 
엔진은 자동차 부품중에 가장 무겁기에 배치 방식에 따라
(그리고 형식(V형 수평대향등등)에 따라) 자동차 자체의 무게중심이 달라진다. 
세로로 배치할 경우 자동차의 무게중심이 좌우로 봤을 때 좀 더 중심에 놓이게 되어 
안정성과 무게배분에도 좋다. 
그러나 이렇게 할 경우 전후의 무게 중심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게 단점. 
다만 전후 무게중심의 경우 아카디아처럼 엔진을 앞바퀴 축보다 안쪽, 
보닛 깊숙히 집어넣고 미션도 좀 더 안쪽에 배치하면 
사실상 미드쉽 구조(프론트 미드쉽)에 가까워져 무게 배분이 좋아진다. 

Posted by 그대옆에

오늘부터 소개할 차량은 대우 아카디아이다.

대우자동차가 1994년 2월에 출시한 전륜구동 준대형 세단이다.


혼다와 공동 개발한 승용차라고 홍보했으나, 
실상 혼다 레전드 2세대 부품을 수입해 한국에서 조립만 한 승용차이다. 
부품 국산화는 양산 이후 몇 년이 지나서 이루어졌다. 
프린스-브로엄-아카디아로 이어지는 대우차 승용 라인업의 기함급 모델이었다.

220마력 V6 3.2리터에다 SOHC 4밸브. 
안전 최고 속도는 230km/h까지 달렸고, 연비는 8.6km/ℓ. 
세로배치 엔진으로 외부에서도 보이는 전체적인 모습은 후륜구동 승용차의 생김새를 취하고 있으나, 
전륜구동 차량이다. 


당시 혼다의 C32A 엔진을 채용했다. 
그로스 출력은 220마력. 
SOHC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배기 밸브에 로커 암을 이용함으로써 4밸브 구현이 가능했고, 
NSX의 C30A의 시험격 엔진이기에 알루미늄 블록과 알루미늄 헤드를 가지고 있다. 
아쉽게도 V-TEC이 개발중이던 시기라 V-TEC의 채용은 불가능했지만 
가변식 인테이크 시스템으로, 
대형 세단용 엔진으로는 이례적이라고 할만한 78mm의 숏 스트로크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저속에서도 뛰어난 성능과 유연함을 보여주었다.


변속기 내부에서 한 번 꺾여 등속 조인트에 출력을 전달하는 전륜종치 방식이며, 
이는 아래 특징 항목에서 상세히 후술했으니 참고하자. 
당시 국산 차량 중에서 엔진룸에 스트럿 바를 장착한 유일한 차였으며 
4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등, 
가격이 2배에 육박하는 동사의 기함인 MSX만큼은 아니지만, 
최고의 오너드리븐 기함급 세단을 지향하는 차량의 컨셉에 발맞추어 
원가가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운동성능과 관련된 메커니즘 중에 좋은 것은 
거의 다 적용했다고 보면 된다. 

Posted by 그대옆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