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엘의 이탈 이후, 
할리는 그 공백을 메꾸고자 XB 시리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여 
XR1200을 발매하게 되지만, 
이 역시 컬트적인 인기를 자랑했을 뿐 그리 많은 판매고를 거두지는 못하게 되었고, 
2011년을 마지막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단종되어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만 
소량제작의 형태로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허나 이때부터인지 바뀐 소비자의 기호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전략들이 실행 되었으며, 
현재는 수냉식 미들급 바이크인 스트리트 시리즈와 
전기 바이크 컨셉의 시승회 등을 기점으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로 서서히 전환중인 상황이라고 하겠다.


할리 데이비슨은 지난 100년이 넘도록 거의 같은 구성의 바이크를 만들고 있으며, 
특히 OHV 방식의 45도 협각 V트윈 엔진이 유명하다. 
고전적인 오버헤드 방식의 밸브는 엔진의 작동을 개성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이며, 
한계까지 각을 좁힌 45도 트윈 엔진은 할리만의 독특한 고동감을 내어 
이 또한 개성적인 필링을 만들어주는 요소이다.
비록 무지막지한 환경 규제 때문에 끈덕지게 유지하던 엔진의 기본구성은 다소 변하긴 하였으나 
대신 내구성을 대폭 개선하였다.


할리의 엔진에는 피스톤이 두 개인데, 
크랭크축에 핀이 하나만 붙어있어 두 개의 피스톤 모두 여기에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할리의 실린더는 박서엔진처럼 180도 반대방향을 보고 있는게 아니라 V자를 그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1 피스톤이 작동하면 제2 피스톤은 크랭크축이 315도 회전하고 나서 작동하고, 
제1 피스톤이 다시 작동하는 것은 축이 405도를 돌고 나서의 일이다. 
그리고 다시 축이 315도 돌아 제2 피스톤이 작동하고, 거기서 또 405도 회전한다.


이 때문에 할리를 아이들링 시키고 있으면 보통 엔진처럼 '퐁퐁퐁퐁'하는 소리가 나는게 아니라, 
흡사 북을 치는 듯한 '두구둥, 두구둥'하는 인상적인 소리가 난다. 
이 배기음을 심장 고동이나 말발굽에 비유하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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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 역시 매우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1960년대 들어 가격이 싸고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던 일본제 바이크의 공습 덕분에 
주가가 곤두박질쳐서 레저 용품 회사인 AMF에 매각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금도 그 시절의 잔재로 골프카트와 스노우모빌을 만들고 있다.


AMF 산하에서 기존에 만들던 대배기량 바이크를 포기하고 
소배기량 모델 개발에 주력하면서 스쿠터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기존의 고객마저도 외면을 하게 되어 정말 사라질 뻔 하기도 했으나, 
경영진들이 엄청나게 노력한 덕분에 다시 경영권을 되찾고 
할리 데이비슨만의 독특만 문화를 전파할 HOG를 설립하고 
그에 걸맞는 각종 뛰어난 모터사이클을 개발한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개발된 소프테일 시리즈의 공헌이 컸다. 
특히 팻보이의 경우엔 엄청나게 팔려나가서 할리의 부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또한 이후 뷰엘의 등장으로 "할리 엔진을 장착한 미국의 슈퍼바이크"를 만들었던 전력도 있어서 
스포스터 엔진을 기반으로 흡배기 부분에서 크게 성능을 향상한 XB를 기반으로 하여 
스포츠 바이크 시장에도 진출하게 되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부분은 뼈아픈 실패 경험을 축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2000년대 중반, 유로 기준의 배기가스 제한이 세계적으로 채용되면서, 
대부분이 공랭식 바이크는 재앙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고, 
따라서 공냉 스포츠 바이크계는 BMW와 모토구치 등 
극히 일부의 기준 통과치를 기대할 수 있는 메이커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멸하게 된다. 
게다가 이 시기는 할리 데이비슨이 막 수냉 레볼루션 엔진을 채용하던 시점이었지만, 
이 채용 혜택이 뷰엘에게는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2000년대 말, 
뷰엘사는 로택스사의 엔진을 장착한 수냉 스포츠 바이크를 출시하는데, 
이미 이 시점에서 비슷한 계열 바이크를 생산하던 유럽 회사들인 
KTM, 두카티, 아프릴리아 사의 제품군과 비교하기엔 떨어지는 성능이었고, 
때문에 마케팅엔 실패하고 그냥 컬트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회사 정도로 남게 된다. 
때문에 2000년대 말엽 마지막으로 나온 수냉식 모델을 끝으로 
뷰엘사는 할리 데이비슨의 역사 뒤켠으로 사라지는데, 
이후 창립자인 에릭 뷰엘이 독립하여 세운 EBR 모터사이클에서 
뷰엘이 디자인한 프레임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 바이크를 제작하여 판매 중이고, 
소량 하이엔드 컨셉으로 사실상 두카티나 KTM와 비교할만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공랭식 에볼루션 엔진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고, 
따라서 할리와의 연계는 이제 없어진 셈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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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을 인식했는지 BMW가 크루저 분야를 꽉 잡고 있던 할리에 대항하기 위해 
R18을 출시한 것처럼 할리에서는 BMW가 꽉 잡고 있던 분야인 
멀티퍼포즈에 도전하는 모델인 팬아메리카를 출시했다. 
할리에서 멀티퍼포즈를 내는건 처음인데다가 상대가 우주명차라는 별명을 가진 
BMW R1250GS인 만큼 신경을 많이 썼는지 
할리답지 않게 수랭식 엔진에 업계 최초로 어댑티브 라이드 하이트를 적용하고 
출력과 무게 등의 스펙도 R1250GS에 뒤쳐지지 않는 수준으로 공개됐다. 
다만 한국에선 가격이 많이 뛰어서 R1250GS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수준에 
R1250GS가 워낙 유명해서 얼마나 잘 될지는 미지수.


교황성하의 축복을 받았다고도 한다.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자.
'미국' 팔아 일본을 이긴 남자의 로망 할리 데이비슨


1903년 미국의 윌리엄 실베스터 할리와 아서 데이비슨이 공동 창업하여 
각각의 이름을 따 할리 데이비슨 이라고 지었으며, 
이 회사도 마찬가지로 모든 모터싸이클 회사가 다 그랬듯이, 
허름한 창고에서 엔진 자전거... 자토바이? 제품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나름 상품이 팔리고 공장도 확장하면서 1909년에 지금의 할리 데이비슨의 상징이기도 한 
45도 협각의 V 트윈 엔진을 만들었다. 
할리는 지금에 와서는 아저씨들이나 타는 느긋한 바이크로 인식되기 십상이지만, 
모든 모터사이클 회사가 그래왔듯이 할리 역시 레이스를 통해 성장을 해왔던 회사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더트 트랙 레이스의 절대 강자였으며 
각종 레이스에서 많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시 세계 최고의 성능을 발휘했던 
이탈리아나 영국의 모터사이클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때 레이스에 사용되었던 바이크들이 지금은 스포스터 시리즈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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