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1991~1998)

이때 나온 피아트 500은 "친퀘첸토(Cinquecento: 코드명 Type 170)"라고 영문으로 모델명이 표기된다. 
500 누오바의 후속이었던 피아트 126을 대체하는 역할이였으며, 
에르만노 크레소니가 담당한 디자인은 앞바퀴굴림 구성에다가 실용성에 중점을 둔 
키가 크고 각진 디자인이였다. 
피아트 126이 생산되던 폴란드의 티히 공장에서 생산이 이루어졌으며, 
아우토비안키 Y10과 비슷한 외관 디자인은 공기저형계수 0.33cd를 기록해 공기역학적인 편이었다.


기술적으로는 피아트 티포와 비슷한 구성의 앞뒤 독립식 서스펜션,
앞바퀴 디스크 브레이크, 크럼플 존과 사이드 임펙트 바, 
아연도금된 차체 패널이 적용되어 이전 모델 대비 상당히 진보적이었고, 
랙 엔드 피니언식 스티어링이 적용되었다. 
파워 스티어링은 제공되지 않았으며, 대신 센트럴 록킹 시스템이나 파워 윈도우, 
에어컨, 썬루프, 심지어 일부 사양에 적용된 전동 캔버스탑같은 
다양한 사양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이점이라면 저배기량 버전은 엔진이 세로로 배치되었고, 
고배기량 버전은 엔진이 가로로 배치되었다는 점으로, 
전 세계에서 상당히 드물게 가로 및 세로배치 모두가 적용된 단일차종이라는 의의를 남겼다.


1991년 12월에 출시되었을 때는 704cc나 903cc 엔진이 제공되었다. 
704cc OHV 2기통 30~31마력 엔진은 본래 폴란드 내수용으로 개발되었으며, 
나중에 같은 엔진을 쓰던 피아트 126p BIS로부터 같은 엔진을 물려받되 
앞바퀴굴림 구성에 맞추기 위해 크랭크축을 반대 방향으로 바꾸는 등의 
여러 개량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하위 사양이었던 903cc 엔진은 최고출력 39마력을 기록했으며, 
과거 피아트의 명기였던 피아트 100 OHV 4기통 엔진을 개량해 
SPI 구성의 연료분사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1993년에는 높은 비용을 이유로 배기량을 899cc로 낮춘 38마력 엔진으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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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원래 힌지가 뒷쪽이라서 앞쪽이 열리던 문을 
1965년 6월에 출시된 500F부터는 힌지를 앞으로 옮겨 뒤가 열리게 만들었다. 


1969년까지는 500D와 같은 이름으로 판매되었는데, 
전에 언급한 문 손잡이로 구분할 수 있다. 
1969년부터 1972년까지는 새로 추가된 500L(Lusso)의 등장에 따라 기본형 모델로 지위가 바뀌었다. 
1968년에 등장한 500L은 훨씬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추가로 장착된 범퍼 크롬바를 통해 
좀 더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1972년부터는 후속차인 피아트 126에서 사용하는 594cc 엔진과 
새 플로어팬을 장착한 500R(Rinnovata)이 등장했고, 
1973년에 피아트 126이 출시된 후에도 1975년까지 병행생산되었다.


워낙에 인기가 좋아 다양한 라인업이 추가되어 
2도어 왜건형인 500K/지아르디니에라(Giardiniera)나 이를 기반으로 한 밴, 
비치 카 졸리 기아 등이 추가되었다. 
지아르다니에라는 화물 공간을 넓히고 평평한 차바닥을 만들기 위해 엔진을 
차량 후미의 바닥 밑에 장착했다. 
캔버스탑 지붕이 지붕 끝까지 연장되었으며, 
단종 때까지 앞에 장착한 문손잡이를 유지했던 유일한 라인업이다. 
1966년부터는 피아트의 자회사가 된 아우토비안키가 생산을 맡았고, 
단종 때까지 약 32만 7천대가 생산되었다.


서민들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만든 자동차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튜닝 버전이 나왔는데, 
특히 아바스에서 튜닝한 최초의 '경차 전갈'인 500 아바스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때의 인연으로 아바스는 재정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이후 회사를 정리하는 단계에서 아바스 브랜드를 영원히 유지하는 조건으로 
피아트의 전속 스포츠 튜닝 업체로 전환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러모로 피아트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차량이다.

 

그렇게 1977년에 단종될 때까지 한 차례의 마이너체인지를 거치며 약 400만대를 판매했고, 
나름대로 성공적인 역사를 마감하며 피아트 126에게 포지션을 넘겨주고 은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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