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의 미래는 밝다고 하기도 좀 애매하고 어둡다고 단정하기도 거시기 한 것이 특징이다. 
뭐 이런 저런 문제가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사항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공냉 브이트윈 기술은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하긴 했는데, 
요는 그래도 수냉에 비해서 환경규제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쪽 계열에서는 유로3 등의 규제를 유럽과 일본의 디스질로 보는 견해가 있었던 것도 사실.
따라서, 언제까지 공냉을 밀어붙일수 있는가가 중요한 화두긴 하지만, 
생각보다 더 긴 세월동안 공냉엔진의 전통은 유지될 것이라는 관점이 다수이다.


디자인 문제
실은 일제뿐 아니고, 폴라리스 산하의 인디언 역시 강력한 경쟁자. 
실은 할리를 개조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그 개조 포멧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디자인 성향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 
스트랫치드 탱크 등이 있다. 
까놓고 말해서 그 라인의 굴곡만 보면 할리보다는 더 아름다운 곡선미가 살아 있는 건 사실이다. 
레트로도 좋지만, 요즘 디자인에 적응하는 적응성도 필요한데, 
전통적인 디자인으로 미는 것에 너무 치중했다. 
그래도 저런 디자인상의 문제 때문에 할리 계열 애프터마켓 사업이 성장한 것도 사실이라서 
이 논란 떡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 컨셉
예전 할리가 뜨던 시절의 할리는 그야말로 차 대용 삼아서 말타는 기분으로 
장거리를 여행하는 컨셉이었지만, 
의외로 사람들의 생활권이 좁아지고 있다는 것도 위기의 문제로 작용하는 중이기도 하다. 
무슨 소린고 하니 기껏해야 도심지를 왔다 갔다 하는 생활권에 
인터넷과 배달의 발달로 인해서 바이크를 타고 너른 도로를 왔다갔다 하는 
생활권 문화가 아닌 경우가 되어서 미국 외의 다른 지역으로 가면 
그 컨셉이나 현지화가 애매하다는 것. 
현재 할리의 해법은 대략 미들급 바이크를 내 놓는 것이지만, 
실은 좀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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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OD
2000년대 초반에 일본 4대 메이커가 할리를 따라잡으려 무진장 노력했으나 
맨날 털렸기에 방향을 선회하여 틈새시장을 노리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나온 것이 이른바 퍼포먼스 크루저인데 
이들 바이크는 아메리칸 크루저의 모습에 상당한 고성능을 자랑하여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빡친 할리 데이비슨은 포르쉐와 협력하여 수랭엔진을 개발하는데 
이게 레볼루션 엔진이다. 


당시에 할리 데이비슨 사상 최강의 115 마력을 발휘하였고 45도 협각이 아닌 
60도에 밸브도 DOHC를 사용하며 전자제어 연료분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여러모로 요즘 기술을 많이 채택해서 많은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첫 출시 당시엔 보통 할리와 비슷하게 크롬파츠를 사용하여 번쩍거리는 바이크였으나 
요즘은 도심 속의 간지를 추구하는지 맷블랙 페인팅된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달리기 위한 장비도 고급화되어 프론트에 도립식 서스펜션을 채용하는등 
퍼포먼스 크루져로써의 역할에 충실히 하고 있다. 
2012년 브이로드 시리즈는 1247cc의 배기량을 가지며 
엔진 출력도 125마력으로 올라가있다. 
라인업은 3가지 모델이 출시되어있다.


이 모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모델인게, 
할리 최초의 수냉식이라는 점은 봐줄만 하지만, 
컨셉이 어중간해서 이런 저런 불만부터 호응까지를 한 번에 받은 바이크이다. 
실제로 이 퍼포먼스라는 점에 착안하여 처음 할리는 미드 마운트(리어 스탭) 방식의 
스트리트로드 시리즈도 내 놓았으나, 
그 당시 나온 경쟁사(?)의 컨셉들이 신형 브이맥스 따위였기 때문에, 
2000년대 후반 240미리 와이드 타이어를 기반으로 하는 "머슬바이크" 룩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즉, 처음에는 혼다의 VTX 1800, 스즈키 인트루더, 야마하의 브이맥스 등을 
모조리 겨냥해서 잡아 보겠다고 하던 컨셉이었으나 
이런 대배기량 머슬 바이크 시장의 제한성을 체감하고 컨셉을 분명히 한 사례라고 하겠다.


게다가 역시 할리 패밀리가 피해갈 수 없는 숙명, 
즉 개조트리에 있어서 사실상 거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기에 
브이로드는 존폐 여부에서 생존으로 이름을 올린 것. 


브이로드의 구조는 다른 할리들과 달라서, 
연료탱크 부분이 시트 아래에 있고, 정작 탱크처럼 생긴 것이 에어박스다. 
반대로, 이건 커버 형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개조 변경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제공했고, 
그 결과 할리 데이비슨 사상 거의 유일하게 "화이바 글래스로 만든 개조 파트"가 
대폭적으로 적용된 기종이라고 할수 있다. 
또한 스트리트 로드의 유산이라면 유산일 그 리어스탭 파츠 역시 
계속 개조되어서 많은 이들이 프론트 스텝외에도 리어스텝으로 교체하는 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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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공냉을 고집하는 것은 심볼릭과 일종의 자존심 과시를 위한 
회사의 메이커 관리 방침이기도 한 것. 
그만큼 고전적이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우리도 하면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관계로 
할리의 신뢰도는 올라간 셈이니, 따지자면 고집의 승리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할리 데이비슨도 수냉식 엔진을 실험하고 있으며, 
러시모어 계획을 거쳐 현재는 부분 수냉 엔진(소위 트윈 쿨링)을 장착한 차들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유로5 규제에 대응되는 바이크를 출시하는 등, 
공랭의 명목을 이어가고 있다.

포지션은 대체로 다들 시트에 푹 눌러 앉아 말고삐를 쥐어 잡는듯한 포지션으로 타게 되는데, 
이게 직접 타보면 의외로 맛깔나는 포지션이고 
엔진 자체가 고회전으로 파워를 쥐어짜내는게 아니라, 
엔진에서 발생하는 굵직한 토크 한방을 도로 위에 흩뿌리며 다니는 느낌이라 
생각보다 상당히 재미있는 바이크이다.


육중한 외모와는 달리 코너링도 꽤 재밌으며, 
대충 쇠붙이 잘라다 만든 바이크 답지 않게 항상 자연상태의 핸들링도 일품이다. 
순정 스텝과 차고가 낮기 때문에 많이 눕혀서 코너링 할 수는 없지만 
스텝만 조금 올려줘도 상당히 뱅킹각을 줄 수 있다. 
물론 멋을 위해 다소 과장된 스타일링을 한 바이크는 꼭 이렇지는 않은데, 
코너링 특성을 말아먹기 쉽다. 
그래도 예외적인 경우로, 만세핸들 달고도 눕혀대는 미친놈들도 있다.


단 성능 위주로 타는 바이크가 아니기에 배기량에 비하면 출력은 
타사 동배기량 바이크에 비하면 떨어진다. 
스포스터급의 배기량인 883만 하더라도, 
조금 밑에 있는 혼다 CBR600RR과 레이싱을 하면 초반 드래그 때나 중후반 영역이나 
가속력으로도, 최고속도로도 이길수가 없다. 
할리 쪽이 283cc 크고 무거우며, 600rr은 883의 두배인 120마력을 가졌고 수십kg 가볍다.

허나, 태생 부터 설계 사상이 아예 판이한 할리 데이비슨을 타사 바이크와 성능으로, 
그것도 속도로 경쟁을 하려는 것 자체 부터가 큰 의미가 없다. 
타는 재미 그 자체를 느끼는 것 하고, 편안한 바이크 여행을 즐기는 것이 정석. 
그러니까 차로 비유하자면, 이쪽은 쭉뻗은 광활한 도로를 넉넉한 토크로 편하게 가는 
그랜드 투어러내지 머슬카와 같은 이미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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