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배치면에서부터 보면 1990년대 혼다의 변태적 설계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보통 전륜구동 승용차는 큰 세단들로 설계할지라도 엔진을 가로로 장착하도록 설계하는데, 
2세대와 3세대 레전드는 세로배치 FF로 설계되어 있다. 
이를 세로배치 전륜구동 또는 전륜종치라고 한다.


일반적인 가로배치 엔진인 전륜구동 차량은 횡치식 FF, 
아카디아처럼 세로배치 엔진 전륜구동 차량은 종치식 FF라 불린다. 
물론 혼다는 2세대 레전드(아카디아)와 3세대 레전드 이후로는 종치식 전륜구동을 쓰지 않는다. 
현재까지도 종치식 전륜구동을 적용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아우디와 스바루가 있는데, 
스바루는 전 차종에 적용하고 있고, 
아우디는 A4, A6, A8 중에서도 콰트로 팩을 제외한 일반형에게 많이 쓰고 있다. 


스바루의 경우 수평대향 엔진을 쓰기 때문에 횡치식을 쓰면 
한쪽 엔진헤드가 완전히 뒷쪽으로 가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직렬에 비해 길이가 짧아 세로로 두기에도 앞뒤공간은 충분한 편.

단, 아우디는 아카디아같이 자동변속기를 꺾는 방법을 안 쓰고 
그냥 CVT로 메워 버렸으며 잦은 고장으로 CVT를 포기한 현재는 
DCT로 변경하여 계속 전륜종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아우디는 전륜 앞에 엔진을 세로로 장착하는 독특한 레이아웃을 사용하지만 
아카디아는 전륜 바로 뒤, 
즉 프론트 미드쉽이라는 점이 또다른 특색이다. 
즉, 아카디아는 전륜종치이긴 하되 일반적 전륜종치 방식과는 살짝 다른 방식이었다.

엔진을 가로로 넣건 세로로 넣건 무슨 상관이야? 할 수도 있지만 
엔진은 자동차 부품중에 가장 무겁기에 배치 방식에 따라
(그리고 형식(V형 수평대향등등)에 따라) 자동차 자체의 무게중심이 달라진다. 
세로로 배치할 경우 자동차의 무게중심이 좌우로 봤을 때 좀 더 중심에 놓이게 되어 
안정성과 무게배분에도 좋다. 
그러나 이렇게 할 경우 전후의 무게 중심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게 단점. 
다만 전후 무게중심의 경우 아카디아처럼 엔진을 앞바퀴 축보다 안쪽, 
보닛 깊숙히 집어넣고 미션도 좀 더 안쪽에 배치하면 
사실상 미드쉽 구조(프론트 미드쉽)에 가까워져 무게 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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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 자동 변속기와 5단 수동변속기, 
북미와 일본 내수용 레전드에는 6단 수동변속기가 있다고 한다.
특히 4단 자동변속기는 3단까지는 짧은 기어비를 자랑하기 때문에 엄청난 가속력을 보인다. 
실제로 D3 레인지 상태나, 
풀 악셀시 4단에서 3단으로 킥다운시 순식간에 노즈가 붕 뜨면서 폭발적인 가속력을 얻는다. 
하지만 4단이 극단적으로 롱기어인지라 4단에 돌입하는 순간 폭발적인 가속력은 바로 사라져버린다.


일본 내수에서 여러 준대형차들과 시험해본 결과, 
동급인 미쓰비시 디아망떼나 BMW 525i보다 뛰어난 운동성능을 자랑했지만, 
토요타 셀시오에게는 배기량의 차이로 성능면에서는 밀렸다. 
셀시오는 4ℓ가 넘는 고배기량. 
그래도 FF구동계의 차량이 FR과 동급으로 움직이는 것만 해도 엄청난 기술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단 렉서스 LS400은 원래부터 승차감에 극단적으로 치중해 있던 자동차라 
레전드 뿐만 아니라 북미에서는 FF에 승차감에만 치중한 물침대같은 대형세단인 
캐딜락 드빌에 비해서도 운동성능이 나쁜 평가를 받았다. 
즉 LS400이 도가 지나치게 운동성능이 떨어지는것.


이러한 뛰어난 움직임으로 국내에선 심심치 않게 드래그 외에도 
고갯길에서도 자주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태생이 대형차인만큼 차량 중량이 조금은 무거운데다 
휠베이스도 긴 편이기도 하고, 
서스펜션도 본격적으로 달리는 자동차에 비하면 다소 소프트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차급을 무시할 정도의 민첩한 회두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급 코너같은 부분에선 오히려 투스카니나 티뷰론같은 준중형 차량들에게 
당연히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대형 세단으로 이 정도의 균형감을 가진 자동차를 만나는 것은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어려운 편.


괜찮은 차를 단순히 소비자들이 몰라봐서 망했다며 탄식하는 대우빠들이 있는데, 
시대를 뛰어넘은 차는 맞지만 가격까지 시대를 뛰어넘었다. 
1994년 출시 당시 4,230만 원이었다. 
중형차인 대우 프린스의 하위 트림 가격이 965만 원, 
풀 옵션 가격이 약 1,500만 원(1994년에는 ACE 트림이 1,290만 원 + 자동변속기 105만 원 + 
ABS 110만 원 + CDP 30만 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시로서는 굉장히 비싼 차이다. 
2020년 시점에서도 4,230만 원짜리 차면 고가의 차량이며, 
2020년 9월 시점에서 현대 쏘나타가 최고 3,702만 원(1.6 터보 인스퍼레이션 풀 옵션), 
현대 그랜저가 최고 4,663만 원(3.3 캘리그라피 풀 옵션), 
K7은 최고 4,413만 원(3.0 시그니쳐 풀 옵션)이다. 
스팅어 3.3 터보 모델, G70의 가격과 겹치는 수준이다. 
수입차로 넘어가면, 2019년 기준 BMW 3시리즈, 아우디 A4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D 세그먼트 모델도 4천만 원 대에서 시작한다. 
1994년 당시의 4,500 만 원은 2018년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약 8,341만 원에 해당된다. 
현재의 차로 치면 제네시스 G90 3.8 모델의 프리미엄 트림, 
벤츠 E300의 상위트림 급이다. 
때문에 현대 그랜저와 기아 포텐샤에게 한 방 먹었고, 
1997년 10월에는 쌍용 체어맨까지 나타나서 아카디아를 박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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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의 높은 아연강판 사용 비율은 물론이고, 
97년식 까지는 캐비티 왁스의 적용범위 역시 하체는 물론이고 
차량 루프 배수로의 상단부부터 발라주는 등의 방청 대책으로 부식 문제도 거의 없는데다가 
주행 성능도 1997년 쌍용 체어맨의 등장 이전까지는 
다른 국산 대형 승용차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물론 아카디아도 부식이 취약한 곳이 있다. 
바로 후측 펜더 부분 
관리가 안 된 아카디아들이 주로 여기가 잘 삭는다. 
그래도 녹이 부푸는 정도지, 구멍은 안 난다. 
벗겨지거나 단면이 노출된 적이 없는 제칠된 판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는것은 
이미 반대편인 내판면에서 부터 진행되어 외판까지 번진 것이며, 
이 경우 환원은 불가능하다. 
즉 현대차에서 나타나는 관통 부식과 상통하는 부분이며, 
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관리라는 면에서 환경이 좋은 주차 구역과 주행 환경이 있다면 
이 당시의 현대차, 특히 그랜저 이상급의 자동차는 역시 겉으로 보기에 
아카디아와 비교될 정도로 큰 부식은 나타나지 않는다.


제원상으로나 실제로나 덩치가 경쟁차종 대비 그렇게 작은 차는 아니다. 
아카디아의 전장 *전폭* 전고가 4,950mm *1,810mm* 1,405mm인데, 
당시 경쟁 상대였던 현대 그랜저 2세대는 4,980mm *1,810mm* 1,445mm, 
기아 포텐샤는 4,925mm *1,745mm* 1,430mm였다.
휠베이스는 2세대 그랜져의 2,745mm, 포텐샤의 2,710mm보다 훨씬 긴 2,910mm.


차량의 메커니즘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가 물리의 지배를 완전히 벗어나는 절대 불가능하다. 
아카디아의 높은 운동성능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공차중량에 있는데, 
1.8톤에 육박하는 경쟁차종들과는 달리, 
한급아래 중형차와 비견될 정도의 가벼운 1500kg대 초반의 무게가 
아카디아의 운동성능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열쇠인 셈. 
게다가 프론트 미드십 구조에, 
경쟁차종중에 가장 전고도 낮은데다 NSX와 엔진블럭을 공용하는데다가 
SOHC의 장점인 컴팩트한 실린더 헤드 크기와 무게까지, 
즉 전반적으로 동급에서 가장 저중심 설계가 되어있으므로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아카디아는 운동성능이 나쁠래야 나쁠수가 없는 구조를 갖춘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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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소개할 차량은 대우 아카디아이다.

대우자동차가 1994년 2월에 출시한 전륜구동 준대형 세단이다.


혼다와 공동 개발한 승용차라고 홍보했으나, 
실상 혼다 레전드 2세대 부품을 수입해 한국에서 조립만 한 승용차이다. 
부품 국산화는 양산 이후 몇 년이 지나서 이루어졌다. 
프린스-브로엄-아카디아로 이어지는 대우차 승용 라인업의 기함급 모델이었다.

220마력 V6 3.2리터에다 SOHC 4밸브. 
안전 최고 속도는 230km/h까지 달렸고, 연비는 8.6km/ℓ. 
세로배치 엔진으로 외부에서도 보이는 전체적인 모습은 후륜구동 승용차의 생김새를 취하고 있으나, 
전륜구동 차량이다. 


당시 혼다의 C32A 엔진을 채용했다. 
그로스 출력은 220마력. 
SOHC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배기 밸브에 로커 암을 이용함으로써 4밸브 구현이 가능했고, 
NSX의 C30A의 시험격 엔진이기에 알루미늄 블록과 알루미늄 헤드를 가지고 있다. 
아쉽게도 V-TEC이 개발중이던 시기라 V-TEC의 채용은 불가능했지만 
가변식 인테이크 시스템으로, 
대형 세단용 엔진으로는 이례적이라고 할만한 78mm의 숏 스트로크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저속에서도 뛰어난 성능과 유연함을 보여주었다.


변속기 내부에서 한 번 꺾여 등속 조인트에 출력을 전달하는 전륜종치 방식이며, 
이는 아래 특징 항목에서 상세히 후술했으니 참고하자. 
당시 국산 차량 중에서 엔진룸에 스트럿 바를 장착한 유일한 차였으며 
4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등, 
가격이 2배에 육박하는 동사의 기함인 MSX만큼은 아니지만, 
최고의 오너드리븐 기함급 세단을 지향하는 차량의 컨셉에 발맞추어 
원가가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운동성능과 관련된 메커니즘 중에 좋은 것은 
거의 다 적용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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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13 TVA판에서 빨간색상의 1세대 NA1 전기형이 나온다.

타이거 앤 버니 TVA판에서 빨간색상의 1세대 NA2 후기형 모델이 비중 있게 나온다.


아스팔트8에서 크리스마스 토너먼트로 공짜로 배포한 차량이다. 
기종은 아큐라 마크가 붙은 1세대 NA2 후기형의 아큐라 NSX.

RPG 레이싱게임인 레이싱 라군에서 Highway Star라는 이름으로 운전할수 있는 차량으로 등장한다. 
기종은 팝업 라이트가 달린 1세대 NA1 초기형.

교통과의 일상을 다룬 애니메이션인 체포하겠어에서 1기 4화에 경찰차로 나왔었다. 
기종은 1세대 NA1 초기형.


니드 포 스피드: 페이백에서 형인 1세대 NSX과 같이 등장한다. 
기종은 아큐라 마크가 붙은 2세대 아큐라 NSX.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에서는 정식출시에 이미 바리에이션이 완료된 몇 안되는 차종이며, 
(다른 차들도 마찬가지라곤 해도)랠리 바리에이션까지 만들어지는 등 
가히 혼다의 주력급 대우를 받고 있다. 
특히 GT3은 실제보다 앞선 베타때 디자인으로 그 남다른 열정(?)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아스팔트 9: 레전드에서 2017년형이 등장한다.

니드 포 스피드: 노 리미트3.0.3 업데이트 에서엔초 페라리와 함께 추가 되었다


완간 미드나이트 MAXIMUM TUNE 시리즈의 최신작인 완간미드나이트 맥시멈 튠 5DX+에서 
1세대 NSX와 2세대 NSX 둘다 등장한다

포르자 호라이즌 3에서 2세대 NSX로 등장한다. 

MF고스트에서 마에조노 카즈히로가 보유중인 차량중 한대이며, 
아시노호전에서부터 회생시스템을 제거한 컨셉트카 사양의 NSX로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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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다수의 혼다 차량에서 이러한 디자인의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마치 NSX가 없어서 방랑하던 혼다 차들의 디자인이 
이제 다시 NSX의 가족으로서 모여든 느낌이 들 정도이다.


현재 수퍼 GT GT500 클래스에 출전하고 GT3 레이스카를 개발해 전세계에 판매하는 등 
시빅과 더불어 혼다 모터스포츠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수퍼 GT에서는 이전까지 활약하던 렉서스와 닛산에 맞서 신흥 강자로 올라서는 추세다. 
그리고 2018시즌에 젠슨 버튼과 나오키 야마모토가 운전한 Raybrig NSX-R이 
챔피언카로 등극하면서 기존 닛산-렉서스의 2강 구도체제를 흔들어놓았다.


포브스지에서는 혼다가 2019년 10월에 열리는 도쿄 모터쇼에서 
NSX의 type R 버전을 공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 기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성능 때문에 경쟁력에서 밀리던 터라, 
안 그래도 고성능 모델의 등장을 애타게 기다리던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희소식이다.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 에서 2편과 MV 에선 테즈 차량으로 
3편인 도쿄드리프트 에선 이바라키 현에 위치한 Veilside사의 바디킷 장착 한채로 
카메오로 몇번나왔고 4편인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에선 
도미닉 토레토의 여동생인 미아 토레토 가 탑승하던 차량으로 등장했다.


만화 이니셜D에서도 유명한 튜닝업체인 ADVANCED제 FLATOUT GT의 파츠가 장착된 채 등장한다. 
드라이버는 Sidewinder의 힐 클라임 에이스이자 호죠 린의 동생인 호죠 고

게임 니드 포 스피드 에서도 등장한다. 
기종은 1세대 NA1 초기형 모델이며 고성능 사양인 혼다 NSX 타입-R. 
이후 니드 포 스피드: 페이백에서 동생인 2세대 NSX와 같이 등장한다. 
기종은 전작과 동일한 1세대 NA1 초기형 모델이며 고성능 사양인 혼다 NSX 타입-R.

가면라이더 555에서 비중있게 등장한다 기종은 파란색상의 1세대 NA2 후기형.
가면라이더 드라이브에 등장하는 슈퍼 카 트라이도론의 원 모델이 이 1세대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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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NSX를 위한 변명을 하자면, 
NSX의 개발 모토는 '일상에서도 무리 없이 탈 수 있는 데일리 슈퍼카' 라는 개념이라서 
페라리나 맥라렌 같은 극한의 스포츠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애초에 지향하는 길 부터가 다른 셈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슈퍼카 치곤 재미 없다는 거지, 
일반 스포츠카나 승용차 따위는 단번에 빽점으로 만들어 버리는 엄연한 슈퍼카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느리네, 재미없네 호불호가 갈리긴 해도 
스펙 자체는 준수하기 때문에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고, 
'수십년만의 제대로 된 일제 슈퍼카의 재림' 이라는 기념비적 모델로써의 가치도 충분하다. 
다만 타 브랜드에 비해 낮은 성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더 그랜드 투어에서는 제임스 메이가 소개하며 극찬 했지만, 
정작 테스트 드라이버인 '아메리칸'은 '루저의 캐딜락'이라고 깠다. 
게다가 랩타임도 그저 그런 수준으로 나와서 리처드 해먼드와 제레미 클락슨이 
'뭐야? 왜 저렇게 느림?ㅋㅋ' 라고 놀리며 확인사살까지 해주었다.

안타깝게도 2세대 NSX의 대한민국 출시 가능성은 낮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브랜드의 상징적인 의미로 NSX를 가져오면 좋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현실적인 제약이 매우 많다"며 
"1개의 차종을 들여오기 위해, 
특히 NSX같은 경우 관련 부품과 정비 인력은 물론이고 
NSX를 위한 전용 정비 시설까지 새로 갖춰야 하는 부담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담으로 포르쉐 911 GT3 발화사건 당시 혼다는 
해당 모델을 NSX의 셋팅을 위해 비교 목적으로 구매하였고, 
리콜을 받았다고 한다. 
이때 혼다가 911을 구매한 사실을 눈치챈 포르쉐가 수리부위에 
“행운을 빕니다. 나중에는 다른 곳에서 뵙겠습니다. 포르쉐로부터 혼다에게.
(Good luck Honda from Porsche. See you on the other side.)”라는 문구를 넣어주었다.


브랜드의 상징 발언이 아주 거짓말은 아닌지 
2016년 후반기부터 혼다 패밀리룩의 중추가 되어있는 상태다. 
프론트는 크롬콧등이 붙여진 전조등과 그릴이 거의 Y자로 붙어있고 
양쪽 밑에는 각 차종의 개성에 맞게 어레인지되는 작은 대칭 그릴이 들어가고 있으며, 
사이드는 도어를 가로지르는 기울어진 한 쌍의 평행선(스포티 라인)이 있고, 
양쪽이 </> 모양인 후미등은 의도적으로 2세대 NSX를 떠올리라고 그러는 건지 
묘한 강박이 느껴질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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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과거 1세대에 나온 NSX와 비교했을 때 스타일상에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린다고 한다. 
혼다 팬들 가운데서도 찬반이 상당한 듯하다고. 
실제로도 페라리 테스테로사같이 직선적으로 쭉 뻗은 1세대 NSX에 비하면, 
2세대 모델이 곡선도 많이 쓰고 불꽃이 흐르는 듯한 디자인이긴 하다. 
그래서 더 호불호가 갈리는 듯. 
참고로 이 2세대 NSX를 디자인한 사람은 여성 디자이너 '미셸 크리스틴센' 이다.


엔진 조립과 볼트 등을 수제로 제작하는 2세대 NSX의 가격은 
15만 6,000달러에서 시작하여 최고 사양은 20만 5,700달러에 이르며, 
2016년 2월 25일부터 판매가 시작되었다. 
대한민국 돈으로 대략 1억 8,000만 원대에서 시작하여 
비싼 트림은 2억이 훌쩍 넘어간다. 
일본 현지 가격은 2,000만 엔이 넘는다.


외신과 리뷰어들이 말한 공통적인 장점은, 
'준수한 성능에, 편하고, 운전하기 쉽다'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제 나름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슈퍼카와 하이브리드의 만남'이라는 시도 역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반대로 단점은, '허접한 내장재, 너무 편해서 재미가 없다,'등이며, 
그리고 결정적으로 '과연 사람들이 1억이 넘는 혼다를 살까?'로 점철 된다.

이 말들을 검증이라도 해주듯, 
2017년 기준으로 500대도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 수치는 1세대 NSX 출시 초기의 1/4 수준이다.

사실 NSX가 북미에서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북미 시장에서 혼다가 가지는 네임벨류 탓도 있다. 
일단 혼다는 '저렴한 대중차 브랜드' 라는 인식이 크고,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 역시 구매자의 90%가 소위 '싸커맘' 이라 불리는 돈 많은 학부모였다. 
마니아층을 제외하면 아큐라의 구매자들은 거의 다 SUV인 RDX나 MDX를 구매했는데, 
럭셔리이면서 뒤에 애들 축구공이나 가방 등 물건을 많이 싣고 다닐 수 있는 
다목적 차량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에도 아큐라를 그저 '비싼 혼다' 로 인식하는 젊은층들이 상당히 많다. 
'비싼 혼다 따위' 라 사기 싫다는 극단적인 발언의 예도 있는듯.


게다가 슈퍼카를 구입하는 대부분의 계층은 
연비나 가성비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재미를 목적으로 하는 부유층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NSX의 장점은 이들에게 큰 어필을 하기 힘들다. 
딱히 성능이 타 슈퍼카들에 비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러면서 가격은 비슷하거나 좀 더 비싼 수준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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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에 대해서 알아보자.

2003년 10월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한 HSC라는 컨셉트카를 통해 
혼다에서는 NSX의 후속을 내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Super GT에서부터 '2010년 시즌부터 GT500 클래스의 베이스 차량은 
프론트 엔진 차량으로만 가능하다.' 라는 말도 안돼는 규정을 신설해버렸다.
결국 미드십이던 HSC 대신에 아큐라 어드벤스드 스포츠 컨셉카라는 
앞엔진 기반 SH-AWD 사륜구동 컨셉카가 2007년에 나오게 되었고, 
바로 S2000 기반 테스트 뮬이 뉘르부르크링과 스즈카 서킷에 등장했다. 
그리고 곧이어 본래 껍대기를 씌운 프로토 타입 차량이 등장하였다. 


V6 터보 엔진 외에 V10 엔진도 장착하겠다고 밝혔으나 
2008년 9월 세계 금융 위기로 혼다가 친환경에 신경쓰겠다는 명목하에 
사업 축소를 비롯하여 F1의 철수를 결정하고 
앞서 말한 NSX의 최고 활약 무대였던 슈퍼 GT에서까지 내몰린 결과, 
신형 NSX 프로젝트까지 전면 백지화 시키면서 결국 양산화는 완전히 무산되었다.
하지만 반쯤 버려졌던 테스트 카들은 
2010년에 'HSV-010 GT'라는 이름의 레이싱카로 개조되어 Super GT에서 활약했다.


2011년, 마블 코믹스의 영화 시리즈를 스폰하던 혼다의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가 어벤져스 촬영장에서 토니 스타크의 애마로 신형 NSX를 공개했다. 
다만 여기에 나오는 것은 구형에 껍데기만 씌운 것으로, 속도는 10mph에 불과했다.

이후 2013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양산 전 마지막 컨셉트 카를 공개했고,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살짝 다듬어서 
2015년 뉴욕 모터쇼에서 2세대 NSX의 양산 모델이 공개되었다. 
2세대 NSX는 하이브리드 슈퍼카로 변신했으며,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개발했고 생산도 미국 오하이오 주에 있는 
폐쇄된 혼다 오토바이 공장에서 수공으로 이루어진다.


컨셉트 카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은 디자인에 탄소섬유를 팍팍 사용하고, 
엔진은 여전히 미드십으로 놓지만 혼다의 SH-AWD를 적용했다. 
SH-AWD는 뒷바퀴에 가솔린 엔진과 모터 1개가 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굴리고, 
앞바퀴에 모터 2개를 달아서 상황에 따라 네바퀴를 굴리는 방식으로 세팅하였다. 
물론 기본 뼈대는 1세대처럼 알루미늄을 이용했다.


사실상 혼다가 내놓지 않다가 NSX 2세대를 개발하면서 모두 풀어 버린 기술들이 꽤 있다. 
V형 6기통 엔진에도 SOHC를 장착하는 혼다에서 고집을 버리고 
V6 DOHC 가솔린 직접분사 엔진에다가 트윈 터보를 달았으며, 
하이브리드용 모터는 앞에 2개, 뒤에 1개를 배치해 총 3개를 달았다.
총 시스템 출력은 573마력이다. 
센터페시아에 로터리식 드라이브 모드 선택 스위치가 있고, 
변속기는 9단 DCT가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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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상성과 쾌적함을 갖춘 슈퍼카라는 개념은 
당대 스포츠카 시장에 충격을 선사했으며, 
후술할 맥라렌 F1을 포함한 다른 스포츠카들의 개발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기름값이나 배기가스 등의 문제로 엔진 다운사이징이 화두가 된 지금에도 
시의성을 갖춘 개발 테마. 

페라리 360,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나 아우디 R8 등 
성능과 일상 편의성을 동시에 잡고자 한 엔트리급 미드십 슈퍼카들은 
1세대 NSX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NSX 자체로는 돈벌이가 되지 않았지만 
NSX의 개발 과정에서 얻은 알루미늄 가공 및 용접 기술과 같은 노하우는 
이후 혼다의 자동차 개발에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일단 혼다 자동차 자체가 남들 눈에는 똘끼에 사로잡혀 뻘짓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건질 게 있는 일을 저지르는 습관이 있었다. 


소형 승용차와 모터사이클밖에 없던 1960년대에 
포뮬러 1에 뛰어들어 RA 시리즈들로 몇 년간 직접 달리기도 했고, 
이를 통한 이미지 재고와 엔진에 대한 기술력을 축적해 
1980년대에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포뮬러 머신들이 
"일단 엔진은 혼다제를 얹고"라고 말할 만큼 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또한 NSX는 맥라렌 F1의 개발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F1의 메인 개발자였던 고든 머레이는, 
그가 개인차량으로 몰고다니던 NSX를 보면서 경량 슈퍼카에 큰 관심을 갖게되었고,
아예 F1의 엔진을 혼다에게 의뢰했었으나 
혼다는 NSX의 개발에 전념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그의 의뢰를 거절했다. 
결국 엔진은 BMW에서 제공했다. 
그 F1도 나중에 수많은 슈퍼카들의 벤치마크 대상이 되었으니 
NSX는 알게모르게 미래의 스포츠카들의 개발 방향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친 셈.

일본산 슈퍼카의 계보는 NSX가 단종된 이후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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