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르망은 이전 포스트에서도 잘 설명 했지만
한국에 월드카 개념으로 GM 오펠의 카데트 E를 조립생산한 것인데,
카데트 E가 유럽시장에 등장한 것은 1984년으로 사실상 기술적으로 뛰어난 차량은 아니었다.
1986년 3도어 해치백 레이서와 르망살롱(GTE),
1988년 5도어 해치백 펜타파이브, 1989년 GSI와 1.6 TBI, 1990년 임팩트,
1991년 이름셔 등 정말 다양한 엔진 및 트림을 내놓았고,
특히 날렵한 디자인과 중후한 승차감,
다른 차량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으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르망은 소형차중에 가장 고가였고,
젊은이들이 돈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한국실정에 전혀 맞지 않는 기어비로 인해
가벼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둔중하기 이를데가 없이 느껴지는 낮은 순발력에,
당시 대우차 특유의 엉망진창인 조립품질이 더해져 시장에서도 고만고만한 판매율을 유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엑셀의 등장은 상당히 신선한 것이었다.
1988년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Y2 쏘나타의 얼굴과 꽁무니를
그대로 이식한 듯한 모습에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스타일은 소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중후한, 40대 아저씨 같은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실내 디자인은 소형차의 기본에 충실하였고,
쏘나타에 달리던 전자제어식 연료분사장치를 달아 힘과 연비를 동시에 잡았다.
당시 잡지 기사를 보면 엑셀을 마치 스포츠카처럼 묘사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균형잡힌 기어비와 리스폰스가 우수한 엔진의 감각 덕이지,
실 성능은 체감 성능만큼 라이벌들을 압도할 정도는 절때 아니었다.
공차중량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아무리 우리나라에 적절한 기어비와 좋은 엔진을 사용했지만
공차중량이 무려 950Kg으로 프라이드 860Kg, 르망이 935Kg임을 감안하면 돼지수준이였다.
하지만 실제 운전자들의 체감성능은 매우 경쾌하고 날렵했으며,
연비면에서 프라이드와 비교해서도 그다지 꿀리지 않으면서
결정적으로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세팅이자,
한국사람들이 차량 선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드럽다 못해 물컹할 정도의 안락한 승차감 또한 라이벌들의 경쟁력을 깎아내렸다.
현대가 기본적으로 스프링과 댐퍼를 워낙 무르게 세팅한 탓도 있지만,
구조상으로도 프라이드나 르망은 리어에 토션빔 서스펜션을 채용했지만,
엑셀은 리어에도 독립식 서스펜션인 풀 트레일링 암 방식을 채용했기 때문에
승차감에서는 감히 명함도 못내밀 정도의 수준이었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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